리텐션 분석 시작하기
근래 인과 추론과 더불어 제품 분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학습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AARRR 퍼널(Acquisition - Activation - Retention - Revenue - Referral) 중 3번째 단계인 Retention이 왜 중요하고, 이를 어떻게 분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Amplitude Product Analytics Playbook’의 첫 번째 챕터와 관련 자료들을 주로 참고하여 학습했습니다. 저와 같이 제품 분석을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지표, 리텐션(Retention)
리텐션은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지표입니다. 그래서 그 지표를 분석하는 리텐션 분석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유입이 전부가 아니다.
첫 번째, 유입이 전부가 아닙니다. Amplitude의 블로그 포스트 “How To Increase Growth Through Retention Analysis”에서 지적하듯이 상당히 많은 스타트업이 대부분의 자원을 고객을 유치하는 단계인 유입 단계에 투자합니다. 하지만 많은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여 고객을 유입시켜도 대부분이 이탈한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유입한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해야 수익이 발생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합니다. Retention이 엉망인데 고객 유치(Acquisition)에만 집중한다면, 새는 양동이에 물을 붓는 격입니다. 사실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고객을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쉽지 않기 때문에 고객의 유입에 집중하는 스타트업이 많습니다.
“어느 정도의 규모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유입에만 집중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라는 오해도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단계에서 리텐션은 중요합니다. 사업 초기에 Retention은 Product-Market fit을 나타내고, 사업 초기를 지나 서비스를 운영 중이더라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Retention은 중요합니다.
2) 리텐션은 다른 비즈니스 지표와 관련성이 높다.
리텐션이 중요한 또 한 가지 이유는 다른 비즈니스 지표와의 관련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바이럴리티(virality), 고객생애가치(LTV) 지표들은 리텐션 증가 시 함께 증가합니다. 고객이 유지되어야 사용자들을 통해 유포될 가능성도 커지고 고객들을 대상으로 수익화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게다가 LTV가 좋아지면 더 높은 고객획득비용(CAC: Customer Acquisition Cost)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다른 비즈니스 지표들도 리텐션과 같이 떨어질 것입니다.
리텐션은 사용자들이 제품의 가치를 경험하고 그 제품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녹아들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 초기라면 Retention Curve를 통해 Product-Market Fit을 확인하고 비즈니스 성장의 중심 지표로 두어 사용자들이 제품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리텐션 분석,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세그먼트 단위로 쪼개어 리텐션을 분석하거나 리텐션과 연관성이 높은 사용자 행동을 분석하는 등 다양한 리텐션 분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현재 서비스의 리텐션 현황과 그 추세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1) Day N Retention
Day N Retention, Range Retention, Rolling Retention 등 리텐션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가 있지만 가장 직관적이고 계산이 단순한 지표는 Day N Retention입니다.
Day N Retention은 특정일에 재방문한 사용자의 비율입니다. “Day N에 서비스를 사용한 사람 수 / Day 0에 서비스를 사용한 사람 수”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재방문을 기준으로 삼지만 꼭 재방문을 기준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Retention은 Activation 단계를 통해 사용자가 경험한 서비스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간 단위 역시 꼭 하루가 기준일 필요는 없습니다. Day N Retention의 문제점은 특정일에 재방문한 사용자의 비율이기 때문에 날짜에 따른 노이즈(noise)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하필 Day7, Day14 등 특정 날의 리텐션이 낮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Day N retention은 짧은 주기로 반복적인 사용이 보편적인 서비스에 사용합니다.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Day N retention 대신 Week N retention 등 적절한 시간 주기의 지표를 사용하면 됩니다.
2) 리텐션 커브(Retention Curve)
서비스의 리텐션을 파악할 때는 하나의 요약된 지표보다는 시각화하여 그 추세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개 이를 위해 유입 코호트 차트(Cohort Chart) 또는 리텐션 커브(Retention Curve)를 사용합니다.
출처: 분석마케팅 - 코호트 분석(Cohort analysis)이란? (https://analyticsmarketing.co.kr/digital-analytics/google-analytics/1527/)
코호트(Cohort)는 동일한 기간에 공통된 경험을 지닌 집단을 말합니다. 위의 코호트 차트를 보면 유입 시기를 기준으로 그룹화된 코호트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얼마나 잔존하고, 이탈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로 축을 기준으로 확인하면 같은 기간에 들어온 사람들의 리텐션이 어떻게 되는지, 세로축으로 보면 각 코호트들이 특정 시점에 어떤 리텐션을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주라면 초기 사용자들의 리텐션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트릭스 형태의 코호트 차트보다 아래의 리텐션 커브(Retention Curve)가 더욱 직관적일 수 있습니다.
출처: Amplitude Product Analytics Playbook
리텐션 커브는 앞서 살펴본 Day N Retention을 시각화한 그래프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서비스이더라도 매일 그 서비스를 이용하며 인게이지(engage)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리텐션 커브는 대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락하는 모양을 보입니다. 하지만 리텐션 커브는 서비스마다 다른 형태를 띄고, 어떤 시점까지 얼마나 많은 고객이 이탈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3) 사용자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쪼개어 분석하기
리텐션의 전체적인 현황과 추이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텐션 커브를 쪼개어 분석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사용자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리텐션 전략이 달라지고, 최적화하는 방식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크게 Week1 Retention, Mid-term Retention, Long-term Retention으로 나누어 분석할 수 있습니다. Week1 Retention이란 첫 주에 재방문한 사용자의 비율을 말합니다. Week1 Retention이라고 말했지만 서비스의 유형에 따라 Day1 Retention, Month1 Retention 등 적절한 타임 프레임(time frame)을 사용하면 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초기 사용자의 사용자 경험이 어떠한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사용자에게 얼마나 빠르게 제품의 핵심 가치가 전달되는지를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출처: [WMD 2015] HubSpot, Brian Balfour “Growth Is Good, But Retention Is 4+Ever” (https://www.youtube.com/watch?v=ch7aps2h8zQ)
Andrew Chen의 “New data shows losing 80% of mobile users is normal, and why the best apps do better”(https://andrewchen.com/new-data-shows-why-losing-80-of-your-mobile-users-is-normal-and-that-the-best-apps-do-much-better/)에 언급된 Quettra의 데이터에 따르면 대부분의 앱이 첫 3일 이후에 77%의 DAU를 평균적으로 잃고, 30일 이내에 90%의 DAU를 잃고, 90일 이내면, 95% 이상을 잃습니다. 또한, 상위 10개 앱들도 다른 앱들도 마찬가지로 30일까지 유사하게 하락합니다. 하지만 상위 앱들은 더 높은 Day1 Retention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즉, 사용자들은 상위 앱들을 접했을 때 거의 바로 유용하다고 판단했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사용자들이 빠르게 제품의 핵심 가치를 공감하고 계속 서비스에 남아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초기 사용자들의 리텐션을 모니터링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처: “New data shows losing 80% of mobile users is normal, and why the best apps do better” (https://andrewchen.com/new-data-shows-why-losing-79-of-your-mobile-users-is-normal-and-that-the-best-apps-do-much-better/)
다음은 Mid-term Retention입니다. 출처: [WMD 2015] HubSpot, Brian Balfour “Growth Is Good, But Retention Is 4+Ever” (https://www.youtube.com/watch?v=ch7aps2h8zQ)
사용자가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공감했다면 다음 단계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사용자들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려면 습관을 형성하는 제품(habit-forming product)이 되어야 합니다.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경험하면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의 습관이 형성되고 바뀌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Mid-term Retention은 사용자가 A-ha moment(신규 사용자가 제품에서 처음 가치를 느낀 순간) 이후 습관이 형성되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지표입니다.
마지막으로 Long-term Retention입니다. 출처: [WMD 2015] HubSpot, Brian Balfour “Growth Is Good, But Retention Is 4+Ever” (https://www.youtube.com/watch?v=ch7aps2h8zQ)
사용자가 서비스의 가치를 인식하고 습관이 형성되더라도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되도록 자주 사용자가 서비스의 가치를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리텐션 커브가 하향하는 대신 평평하게 뻗어갈 수 있습니다.
“Why Retention is the King of Growth Strategy”에서 리텐션 커브를 시점에 따라 쪼개어 보는 것을 강조한 Brain Balfour도 Week1 Retention, Mid-term Retention, Long-term Retention을 나누는 특별한 기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도메인 영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도메인 영역의 지식을 동원하여 합의 하에 시점을 나눈 다음 각 지표의 목적에 맞게 분석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나가며
리텐션은 결국 사용자가 서비스의 가치를 공감하고 제품이 사용자의 라이프사이클 안에 녹아들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가 지속하고 성장하기 위해 비즈니스의 중심 지표로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최적화해야할 것입니다. 리텐션(Retention)은 AARRR 퍼널의 하나의 단계이고 하나의 요약된 지표이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Amplitude Product Analytics Playbook를 통해 학습하고, 내용을 추가적으로 공유해나가려고 합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